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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불법 이민자의 연방정부 단속을 피하도록 도운 혐의로 체포, 기소된 한나 두건 판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불법 이민자가 연방정부 단속을 피하도록 도운 혐의로 체포됐던 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 대배심은 이날 저녁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 순회법원의 한나 두건 판사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두건 판사는 지난달 미 연방 요원들의 업무를
방해·지연시키고 특정인이 발각·체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폐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대배심은 미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거치는 제도다. 대배심에선 검찰 측의 수사 증거를 듣고 비공개로
심사해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강경 이민 정책을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검찰의 두건 판사 체포, 기소를 두고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고 옹호해왔지만, 민주당 측과 법조계에선 '사법부 공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두건 판사의 체포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려는
연방 정부의 노력을 지방 공무원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 정부의 경고가 더욱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지방의 평범한 판사였던 두건 판사가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과 사법 독립성에 대한 논란의 한가운데 서게 된 것은 지난달 18일 멕시코 출신 이민자
에두아르도 플로레스-루이즈의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사전심리에서 시작됐다.
연방수사국(FBI)이 작성한 기소장을 보면, 당시 여러 기관의 연방 요원들이
두건 판사의 법정 밖 복도에서 플로레스-루이즈를 체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연방 요원들은 법원 경비원 등에게 이 계획을
알렸고, 두건 판사는 요원들을 알아보고선 '눈에 띄게 화가
나 있었고, 적대적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그들에게 법원장에게 얘기하라고 지시한
뒤, 법정으로 돌아와 플로레스-루이즈와 그 변호인을 복도로
통하는 공용 문이 아닌 비공개 구역으로 이어지는 다른 출구로 안내했다.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워키 법원 앞에서 열린 한나 두건 판사 지지 시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FBI는 두건 판사가 플로레스-루이즈의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을 듣고서도, 그들을 별도의 문으로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플로리스-루이즈는
법원 밖으로 나왔지만, 마약단속국(DEA) 요원이 그를 알아봤고
추격전 끝에 결국 붙잡혔다.
연방 당국은 그가 2013년 미국에서 추방됐으며, 복귀 허가를 요청하거나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두건 판사 측은 체포 후 낸 성명에서 "변호사이자 판사로서 평생 법치주의와 적법 절차 원칙을 준수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배심 결정 후엔 무죄 주장을 고수하며, 향후 법정에서 무죄가 입증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위스콘신 대법원은 지난달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두건 판사의 직무를 일시 정지했다.
두건 판사는 오는 15일 법정에 출석, 자신의 혐의에 대해 변론할 예정이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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