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 샘 캐나다 스토리

제목 : 캐나다의 자동차 문화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이기보다는 그 사람의 인격과 품위와 그 사람의 지위와 역량까지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한국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한국의 중형세단을 판매하기 위한 광고들을 보면 자동차의 특성보다는 이 자동차를 사면 멋진 아빠, 멋진 남자라는 자화상을 그렇게 감동적으로 잘 그려주기에 우리 아빠들은 무리한 예산을 들여 집값 정도 하는 차들을 사서 자기 과시에 여념이 없었다.

내가 살던 이천 시골마을에도 집도 없이 월세나 영세민 거주 아파트에도 독일 수입 명차들이 꽤 많이 주차되어 있음을 차주들이 그 곳에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나의 사회적 위치에 적합한 차들을 사기 위해 자주 차를 바꾸었던 기억이 난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내가 타고 다닌 차는 당연 그랜저…….대한민국 중년 아빠들의 로망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곳 캐나다는 이러한 자동차 문화는 전혀 볼 수가 없다.

TV속에 나오는 자동차 판매사들의 광고들도 멋진 중년들이 세단을 운전하면서 작업? 하는 이러한 형태의 광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실용성만을 강조한다. 엄청 싸게 판다는 프로모션광고나 아니면 이 차를 사면 오래 탈 수 있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든가. 이 픽업차량은 힘이 좋아 물건을 많이 싣거나 다른 짐 차나 이동식주택 등을 뒤에 연결할 수 있다는 등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광고들이다. 폐차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차들이 독특한 소리?를 내며 엉금엉금 기어가듯이 달리는 모습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보험이야기, 한국의 자동차 보험처리는 모두들 알고 있지만 사고자와 피해자의 갈림길에서 천국이 되고 지옥이 된다. 일례로 뒤에서 차를 받으면 무조건 뒤 차가 안전거리 미 준수로 사고자가 되어 들이박은 앞차와 자신의 차 모두 수리비를 지불하고 다음해에 엄청난 보험료를 할증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곳의 보험처리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 한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각자 알아서 보험처리 하라.”이다.

누가 잘못을 했건 간에 자기 차는 자기가 알아서 수리를 하든, 그냥 타고 다니면 된다. 이 묘한 보험처리 대한 일화가 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4월의 어느 날 나는 아침식사를 하고 학원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현관으로 내려와 지하철역으로 가려고 현관문을 열었다. 갑자기 뭔가 부딪치는 엄청난 괴성과 함께 두 자동차가 박살이 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두 자동차는 정말 보기 섬뜩할 정도로 반파가 되었다.

한 차는 오른쪽의 앞-중간-뒤를 모두 박살이 나서 차량이동 자체가 힘들어 견인되어 나갔고, 다른 한 차는 운전자 쪽의 차문이 차로부터 5M이상 앞쪽으로 날아가 버린 상태, 완전 영화의 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사고의 개요인 즉슨, 주차를 하고 난 할머니께서 사이드 미러로 뒷 차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문을 활짝 여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그 문을 치고 앞으로 달려간 것이다.

한국 같았으면 그 할머니 아마 놀란 가슴 쓰러 내릴 겨를도 없이, 범죄자로 낙인 찍혀서 사고의 가해자로 엄청난 경제적, 민/형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상황은 이와는 정반대였다.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뒤따라 오던 차량의 젊은 청년은 황급히 달려와서는 할머니의 안전을 확인하고 할머니가 괜찮으신지 매우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게 안전한 곳으로 그 할머니를 이동시켜주었다. 그리고 경찰서와 정비업체에 전화를 하는 듯 한 모습이었다. 그 할머니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제대로 걷지도 못해 젊은이의 손을 잡고서 한발 한발 조심스레 움직였다. 대략 70대는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운전을 하다니…….

사고는 할머니가 원인이었지만 그것을 경찰이든 정비업체든 사고를 당한 젊은 청년이든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고 각자의 차량에 대한 사고처리와 함께 각자 보험처리로 수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surprise~~

이 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monkland동네에는 폐차를 하고도 남을 만한 차들이 잘도 돌아다닌다. 보기에도 민망하고 차 소리도 차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그의 증기기관차에서나 나올만한 사운드이다.

차 이동거리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10만Km 정도는 거의 신차에 가깝다. 허걱..

난 한국에서 그 동안 10만km이상의 차를 타본 적이 없었다. 이 곳의 차는 20만Km~30만km이상 주파한 차들이 그냥 so so하게 지나간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지만 이 동네 사람들은 자동차는 이동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고. 자신의 분신이지는 않는 것 같다. 몇 몇 자동차 매니어 같은 분들도 만나 보았지만 오래된 클래식 카들을 정성스레 관리하고 오래 타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지 새 차만 나오면 못 사서 안달하는 우리와는 정서가 많이 달랐다.

이곳에 와서 가장 감동받은 이 곳 사람들의 운전문화는 ‘양보 위의 양보’이다. 보행자가 최우선으로 되어 있어 내가 혹시 무단 횡단이라도 할지라도 달리던 차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건너갈 수 있게 해 준다.

또 이 곳 사람들은 아무리 급하고 사람들이 없어도 교차로나 건널목에서는 무조건 차를 일시 정지한다. 새벽에 교회를 가노라면 나는 이 룰을 어기는 차량들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CCTV가 있거나 경찰이 매복해 있는 적도 없었다. 이 사람들은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 나고 자동차 났지, 자동차 나고 사람 났나? 라는 진리를 이 사람들은 자동차문화에서 잘 보여준다. 신호를 어기거나 일시 정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느낀 건 이곳에 의외로 한국 차들이 많다. 이곳의 한국 사람들은 거의 다 외제차를 운전한다.

하기야 나도 나중에 차를 사려면 일본차, 독일차, 미국차들 중에서 고를 것이지 한국 차를 제외~~

이 먼 나라까지 와서 한국 차를 타기는 쉽지는 않다. 공짜로 타라고 주면 모를까..? 하지만 한국 차 이곳에서 꽤 인기가 많다. 차 값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한국에 있을때만해도 수출용차와 내수용차를 완전 다르다는 이야기, 외국에서는 반값에 덤핑으로 차를 판다는 둥의 이상한 소문은 소문일 뿐이었다. 이곳 차량은 한국의 차량과 똑같았고, 가격도 오히려 한국보다 더 비싸게 받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캐나다인은 한국차를 선호한다.

요즘 한국차 내가 봐도 예쁘고 성능이 좋다.

길어 걷노라면 제일 많이 보는 차량은 일본차량(혼다, 도요타, 닛산, 쓰바루, 어큐라..)이 제일 많이 다니고, 그 다음이 독일차(BMW, 아우디, 밴츠, 폭스바겐...) 그리고 한국차와 미국차, 프랑스차 등이 보이는데 한국차도 순위를 가릴 수 없을 만큼 많이들 운전한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렇게 성실하고 샤프하게 보는가보다. 캐나다땅보다 100배나 작은 점 같은 나라에서 왔지만 이들은 우리를 환대해주는 것 중에 한 가지가 한국차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이 곳의 자동차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글을 올리겠다.

그때쯤이면 나도 좋은 차는 아니어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쇼핑하거나 외곽으로 피크닉 나갈 때 탈 수 있는 작고 허름한 차라도 한 대 있었으면 생각해본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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