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인대양
 
늦둥이 딸 이름은 써니(13).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만큼이나 ‘써니스 미니마트(Sunny's Minimart)’는 예뻤다. 적어도 3년 전까진 그랬다. 권혁병(55)씨가 이 가게를 인수한 것은 2001년 5월. 전 주인은 중동 출신이었다. 온 가족이 달라붙어 24시간 문을 여는데도 하루 매출은 고작 500달러. 죽은 가게였다.

“권리금 한 푼 없이 건물 값만 주고 사는데도 주인이 고마워하더군요. 속으론 비웃었을지도 모르지요.”

가게열쇠를 받자마자 여기저기 널려 있던 재고물건을 몽땅 쓸어냈다.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렸다. 여섯 살 난 딸 이름에서 따온 써니스 미니마트는 그렇게 바닥에서 출발했다. 시운이 맞았는지 재복이 터졌는지 날개를 단 듯했다. 주 매출 3,500달러짜리가 불과 3년 만에 2만 달러를 돌파했다. 기적이었다. 주변에선 대박이 났다고 부러워했다.

써니스 미니마트라고 여느 편의점과 다를 수는 없었다. 고난의 세월은 슬며시 다가왔다. 주력상품인 담배가 팔리지 않았고 다른 제품들도 회전기간이 점차 길어졌다. 3년 전부터였다. 아침나절이면 북적이던 그 많던 손님들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매출은 적어도 30% 이상 줄었다. 아무리 쓸고 닦고 친절봉사를 외쳐봐야 공허할 뿐. 이런 상황에서 생각해낸 게 델리 핫푸드.

델리 핫푸드는 권혁병씨에게 친숙한 아이템이다. 부인 김은주(43)씨도 잘 아는 품목을 해보자며 적극 찬성했다. 2001년 키치너에 정착하기 전 권씨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살았다. 그때 가게를 하면서 델리 핫푸드를 ‘스토어 인 스토어’ 형태로 들여놓아 이른바 ‘짭짤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2008년 6월 가게 안에 시설공사를 시작했다. 델리 핫푸드점이란 작은 레스토랑을 생각하면 된다. 손님이 앉을 테이블만 없지 고기 굽는 장비, 환기팬, 전시대, 조리대 등등 조그만 식당주방시설이 모두 필요하다.

공간은 카운터 옆과 뒤에 100평방피트 정도. 총 투자비는 2만 달러. 당국 허가 문제는 그리 까다롭지 않지만 조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소방 점검은 엄격하게 한다고 한다. 비록 편의점 안에 있는 테이크아웃 전용 미니식당이지만 메뉴는 다양하다.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치킨윙, 스테이크, 수프....

2008년 10월10일. 델리 핫푸드라는 미니간판에 불을 켰다. 지금은 초창기인데다 계절적으로 비수기다. 그래도 하루 100달러 정도 매출을 올린다. 이것만 해도 손익분기점을 넘는다고 한다. 권씨는 봄이 오면 하루 300달러는 능히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익률은 높다. 기자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그냥 웃는다.
“다른 음식점에 물어보세요. 아마 매출 대비 60% 이상은 남는다고 대답할 거예요. 그 이하라면 장사를 잘 못하거나 아니면 거짓말, 둘 중에 하나일 겁니다.”

권씨 가게 주변엔 KFC, 레스토랑, 피자가게 들이 줄지어 있다. 불리할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청계천에 책방이 몰려있을 때 더 장사가 잘 됐다는 거 아시지요?”

권씨는 델리 핫푸드점이 편의점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고 적극 추천한다. 캐나다에서도 곧 일반화될 것이라고 한다.

출처 - 캐나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