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시바 - 키치너 VS버라이어티(업주 양채송)
주변업소 ‘벤치마킹’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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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투자비 회수...프랜차이즈化 꿈

키치너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양채송(50)씨는 몇 년 전부터 가게 매출이 서서히 줄어들자 장고에 들어갔다. 업종을 전환할까,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까.

양씨가 이곳 키치너 ‘VS 버라이어티’를 인수한 것은 2003년. 몇 년간 그런대로 돈을 벌 수 있었다. 매출이 줄어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곧 회복되겠지….”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불경기에 잘된다던 복권 판매마저 줄었다. 불안은 점점 커졌다. 사실 가파른 매출 감소가 경기와 관계없는 유통업 구조적인 문제라는 건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었다.

부인 양복현(49)씨 역시 고민은 컸다. 이대로 가면 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07년 부부는 고난과 모색의 계절을 보냈다. 그해 여름 퍼뜩 스시바가 떠올랐다.

“왜 등잔불 밑을 보지 못 했을까?”

키치너에서 멀지 않은 동네에 스시바를 편의점에 들여놓아 성공한 사람이 있었다. 30대 젊은 그 친구는 색다른 시도를 했고 결과는 양씨가 봐도 좋았다. 부부가 찾아가서 젊은 ‘스승’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쾌히 승낙했다. 고맙기만 했다.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까지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음식점 경험이 없다는 게 장애물이 될 수는 없었다. 부인과 역할 분담을 논의했다. 요리솜씨 좋다고 칭찬이 자자했던 부인이 스시 만드는 법을 배우기로 하고 장비와 허가 문제는 남편이 맡았다.

부인은 젊은 스승이 운영하는 편의점 스시바에 취직했다. 학생 겸 헬퍼로. 남편은 가게에서 스시바에 관해 이런저런 정보를 검색하고 전화로 물어보면서 연구했다. 살면서 부부가 함께 이렇게 열심히 공부에 몰두한 적은 없었다.

준비는 5개월간 이어졌다. 하다보니 이상한 자신감과 희망이 보였다.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 결심하는 과정이 어려웠지 준비는 착착 진행됐다. 관청 허가 문제도 간단했다. 시설비는 냉장고와 냉동고, 전시용 냉장고, 조리대 등 2만 달러. 공간은 계산대 빈 곳 48평방피트. 아담했다.

2008년 5월3일. 설레는 가슴으로 아침 7시 편의점 문을 열었다. 이날은 특별한 날. 바로 스시바를 손님들에게 첫선 보이는 날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부부가 놀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첫날 만들어 놓은 스시를 아침나절에 다 팔았다. 둘째 날, 셋째 날 역시 손님이 더욱 늘었다.

스시 장사가 잘 되자 기존 비디오 전시공간을 대폭 줄였고 잘 팔리지 않는 재고들은 과감하게 버렸다. 간이테이블과 의자 8개를 들여 놓았다. 별도 레스토랑 시설 없이 법이 허용하는 한도가 바로 의자 8개였다.

시작할 땐 2년 안에 투자비용을 건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양씨는 7개월 만에 투자금액을 모두 건졌다며 밝게 웃었다. 역산하면 한 달에 순익 3천 달러. 이 뿐 아니다. 스시로 인한 파생효과까지 따지면?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양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매출은 2008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한다. 편의점 매출이 적어도 20%는 늘어난 셈이다. 물론 이는 스시를 뺀 순수한 편의점 매출만을 말한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요즘도 점점 단골손님 숫자가 불어난다는 사실.

“비즈니스 환경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환경 탓만 해야 하나요?”

양씨는 누구든 그 가게 주변 여건에 맞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처음 양씨가 스시바를 한다고 하자 같은 업종 친구들은 말렸다. 돈만 날릴 우려가 크다는 게 이유였다.

“실천하지 않는 사람에겐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비록 스시바가 작은 것이지만 그래도 실천했기 때문에 보람을 누릴 수 있었지요.”

양씨가 말하는는 성공 조건은 딱 3가지.

첫째, 깨끗하게 할 것. 둘째, 중산층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할 것. 셋째, 싼 값으로 승부하지 말 것.

스시 먹는 손님은 청결과 품질로 의사결정을 하지 값을 따지지 않는다. 양씨는 당초 학생과 간단한 점심식사 손님을 겨냥했는데 실제 이들은 없고 동네에서 비교적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이 주고객으로 등장했다. 요즘 들어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이어진다. 동네에서 완전히 자리잡은 셈이다.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편의점과 레스토랑이 결합한 프랜차이즈로 발전시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 놓았다. 5년. 양씨가 설정해 놓은 시한이다. 그는 거품 섞인 꿈이 아니라며 너털웃음을 날렸다

캐나다 토론토 한국일보 2009년 2월 발행 발췌<토론토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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